경제
2026. 9. 28.

호주 카드 결제 수수료 10월 1일부터 전면 금지…소비자 16억달러 절감, 은행·소상공인은 ‘가격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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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오는 10월 1일부터 신용카드·체크카드 결제 시 소비자에게 별도로 부과해온 ‘카드 결제 추가 수수료(Card Surcharge)’가 금지된다. 소비자들은 연간 약 16억 호주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들이 신용카드 연회비를 올리고 포인트·여행보험 혜택을 축소하는 한편 일부 소상공인은 상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실제 소비자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주목할 부분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의 결제 시스템 개편에 따라 10월 1일부터 사업자는 eftpos, Mastercard, Visa 등 카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별도의 카드 결제 추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카드 결제 과정에서 사업자가 은행에 지급하는 ‘인터체인지 수수료(Interchange Fee)’ 상한도 기존 0.8%에서 0.3%로 크게 낮아진다. 인터체인지 수수료는 소비자가 카드를 사용할 때 가맹점 측 금융기관이 카드 발급 금융기관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결과적으로 사업자의 카드 결제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치로 소비자는 카드 추가 수수료에서 연간 약 16억 달러를 절감하고, 사업자 역시 관련 비용에서 약 2억 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터체인지 수수료 인하를 통해 사업자가 은행에 지불하는 거래 비용은 연간 약 9억1,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이미 수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 주요 은행들은 신용카드 연회비를 인상하거나 리워드 프로그램 혜택을 축소하고, 신용카드에 포함됐던 여행보험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커먼웰스은행(CBA)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CBA는 결제 시스템 개편을 앞두고 콴타스 프리퀀트 플라이어(Qantas Frequent Flyer) 프로그램과 연계된 일부 혜택을 종료하고 자체 리워드 프로그램인 ‘Yello’를 확대하고 있다.

CBA 고객 트레버 비에네(Trevor Viénet)는 약 40년 동안 해당 은행을 이용하며 여러 계좌와 세 차례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지만, 최근 혜택 변경을 계기로 상당수 금융 거래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상품 비교업체 캔스타(Canstar)의 데이터 인사이트 책임자 샐리 틴달은 은행들이 인터체인지 수수료 감소에 따른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이 줄어드는 수익의 일부를 다른 방식으로 회수하려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호주은행협회(ABA)의 사이먼 버밍엄 최고경영자는 은행들의 이 같은 상품 구조 변화가 예상됐던 결과라는 입장이다. 그는 RBA 역시 인터체인지 수수료 인하 이후 은행들이 카드 상품과 수수료 체계를 조정할 가능성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에게도 카드 수수료 금지는 상당한 변화다. 현재 카드 결제에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업체는 전체 사업자의 약 6분의 1 수준으로, 이들 업체는 10월 1일까지 결제 시스템과 가격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

수영학교를 운영하는 그렉 호지는 고객들에게 카드 결제 대신 은행 계좌이체로 결제 방법을 변경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계좌이체 전환이 어려울 경우 사업자가 카드 처리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영 강습료를 회당 약 1달러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식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 레스토랑·카페협회(Australian Restaurant and Cafe Association)의 웨스 램버트 최고경영자는 상당수 업체가 상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특정 신용카드 결제를 받지 않거나 현금 결제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지금까지 카드 이용 고객에게 별도로 표시됐던 수수료가 상품 가격 자체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RBA 결제정책 책임자 엘리스 코놀리는 소비자가 기존에도 카드 수수료 또는 최종 상품 가격을 통해 관련 비용을 부담해왔다며, 이번 변화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 역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NSW 센트럴코스트의 재러드 라이트 시의원은 카드 추가 수수료 금지로 해당 카운슬이 약 40만 달러의 수입 감소를 겪을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지방정부가 일반 사업체처럼 즉시 각종 서비스 요금을 올릴 수 없다는 점이다. 요금 변경을 위해서는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포함한 수개월간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사업자들이 카드 결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계좌 간 직접결제(A2A·Account-to-Account)’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2A는 Visa나 Mastercard 같은 카드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은행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직접 자금을 이전하는 결제 방식이다.

그러나 결제업체 Global Payment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A2A 결제 비중은 호주 전자상거래의 약 5%, 오프라인 매장 거래의 약 3%에 불과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시행 시점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카드 추가 수수료 금지와 인터체인지 수수료 인하가 모두 10월 1일 동시에 시행되면서, 사업자들이 실제 카드 처리 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하기 전에 상품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RBA는 올해 3월 말 이후 충분한 준비 기간을 제공했으며,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소비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에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10월 1일을 시행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호주의 카드 결제 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계산대에서 별도의 카드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은행의 카드 연회비 인상과 포인트·여행보험 혜택 축소, 소상공인의 상품 가격 조정 등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실제 가계의 최종 절감 효과는 개인의 결제 방식과 이용 금융상품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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