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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14.

호주 원네이션 ‘순이민 3년간 제로’ 파격안…유학생·취업비자 대폭 축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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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보수 성향 정당 원네이션(One Nation)이 향후 3년간 호주의 순해외이민(Net Overseas Migration·NOM)을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낮추는 초강경 이민정책을 제시했다. 주택난과 병원·도로 등 사회 인프라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현재 예상되는 이민자 유입 규모를 3년간 75만 명 이상 줄인 뒤, 장기적으로 연간 순이민 규모를 약 13만 명 수준으로 제한하겠다는 구상이다.

폴린 핸슨 원네이션 대표가 이끄는 원네이션은 호주의 현재 이민 규모가 주택 공급과 공공서비스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과 졸업비자, 임시 기술이민, 가족 동반비자 등 다양한 임시비자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해 인구 증가 속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순해외이민(NOM)은 단순히 호주 정부가 발급하는 영주권 숫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호주에 장기간 체류하기 위해 입국하는 사람과 해외로 떠나는 사람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영주권자는 물론 유학생과 일부 임시 취업비자 소지자도 포함된다.

원네이션이 제시한 정책의 핵심은 첫 3년간 순이민 증가를 사실상 멈춰 세우는 것이다. 이후 주택과 병원, 교통 등 인프라 상황이 안정될 경우 연간 순이민 규모를 약 13만 명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노동당 정부가 향후 순해외이민 규모를 연간 약 22만5000~24만5000명 수준으로 낮추려는 현재 전망보다 훨씬 강력한 감축안이다. 원네이션은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기존 이민정책과 비교해 3년 동안 75만 명 이상의 추가 인구 유입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학생 비자가 주요 감축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원네이션은 호주 유학이 사실상 장기 체류와 영주권 취득을 위한 우회 통로로 이용되는 사례를 줄여야 한다며 학생비자와 졸업비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학의 국제학생 모집 자체를 완전히 중단시키겠다는 방안은 아니다. 일부 대학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해외 학생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고급 연구와 전문 분야에 필요한 대학원생이나 연구인력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외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임시 기술이민과 가족 동반비자 역시 대대적인 손질 대상이다. 원네이션은 기술이민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호주 내에서 한 종류의 비자에서 다른 비자로 전환하는 이른바 ‘비자 스위칭’을 강화된 규정을 통해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호주에 체류하는 오버스테이어(visa overstayer)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발적으로 출국하지 않는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강제 출국 조치를 확대하고, 향후 호주 비자 발급을 제한하거나 장기간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네이션은 기존 정책을 통해 호주 내 불법 체류자와 불법 취업자 등을 최대 7만5000명까지 추방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강경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과 보건·의료, 노인요양, 건설 등 해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급격한 이민 축소가 심각한 인력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호주 지방 농업지역은 태평양 도서국 근로자와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등 해외 노동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어 이민자 감소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네이션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면서 일부 필수 인력 프로그램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태평양호주노동이동제도(PALM)와 일부 임시 취업비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방과 필수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계속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순이민 제로’라는 정책 목표와 필수 해외 인력 프로그램 유지 방침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임시 취업비자 소지자라도 호주에서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하면 순해외이민 통계에 포함될 수 있어, 일부 비자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해서 순이민 수치에서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원네이션 내부에서도 이민 목표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져 왔다. 최근 당 소속 정치인들이 연간 13만 명이라는 수치를 순이민 목표로 보는지, 영주이민 또는 전체 비자 발급 상한선으로 보는지를 놓고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 정책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원네이션은 현재 공식 이민정책에서 비자 발급 규모를 연간 13만 명 수준으로 제한하고 이민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비자 발급 건수와 순해외이민은 서로 다른 통계인 만큼 실제 순이민을 13만 명 또는 제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입국뿐 아니라 출국 규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폴린 핸슨 대표는 대규모 이민이 호주의 주택 부족과 생활비 상승, 임금 정체, 병원과 학교 등 공공서비스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민 증가 속도를 낮춰 인구 증가와 신규 주택 공급 사이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원네이션의 논리다.

특히 원네이션은 캐나다의 최근 이민정책 변화를 참고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가 임시거주자와 유학생 규모를 줄이면서 인구 증가 속도를 낮춘 것처럼 호주도 일정 기간 강력한 이민 감축 정책을 통해 주택과 인프라가 인구 증가를 따라잡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제계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순이민을 단기간에 제로 수준으로 낮출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과 노동력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주 경제가 지난 수년간 인구 증가와 해외 노동력에 상당 부분 의존해온 만큼 갑작스러운 이민 감축이 대학, 농업, 건설, 의료, 노인요양 등 주요 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NSW주 정부를 비롯한 비판 진영에서도 원네이션의 계획을 지나치게 극단적인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주정부들이 병원과 학교, 주택 공급뿐 아니라 노동력 확보에도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연방정부 차원의 이민정책 결정 과정에 주정부의 의견이 더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호주의 이민정책은 최근 주택가격과 임대료 상승, 생활비 위기와 맞물리며 핵심 정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 역시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순해외이민 규모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연합(Coalition) 또한 신규 주택 공급 규모와 이민자 유입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원네이션의 이번 ‘순이민 제로’ 구상은 이러한 이민정책 경쟁을 한층 더 격화시킬 전망이다. 실제 정책으로 시행될 경우 호주 유학생과 임시취업비자 신청자, 기술이민자뿐 아니라 대학과 고용주, 농업·의료·노인요양 등 해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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