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효과’에 갇힌 청년 세대… 멀어지는 ‘내 집 마련’의 꿈
은퇴 전까지 넓은 땅을 가진 자신의 집을 온전히 소유하는 이른바 '호주인의 꿈(Australian dream)'은 수 세대 동안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였다. 하지만 현재의 호주 청년 세대에게는 집값 상승률이 실질 임금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면서 이 꿈이 점차 도달하기 어려운 과제로 느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세대의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것이 비단 경제적 요인뿐만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문화적 변화, 이른바 '넷플릭스 효과(Netflix effect)' 역시 부동산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현상은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필요한 장기적인 저축보다는 즉각적인 보상을 우선시하는 '지연된 만족(delayed gratification)'의 부재를 핵심으로 한다.
애들레이드 기반 하이라이즈 파이낸셜 솔루션(High Rise Financial Solutions)의 모기지 전문가 마리사 슐츠(Marissa Schulze)는 "기성세대는 좋아하는 시트콤의 다음 에피소드를 보기 위해 다음 주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법을 배웠고,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우버(Uber)나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것을 즉시, 편리하게 얻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청년들의 금전 관리 및 미래 계획 방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예전보다 저축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가능하며, 젊은이들이 첫 집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낮추고 주택 사다리를 차근차근 밟아 올라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스 쿼터(Finance Quarter)의 션 리(Sean Lee) 이사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소셜 미디어가 '지금 당장 원하는' 문화를 조성해 사람들이 단순히 당장 감당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 차나 휴가를 위해 빚을 지기도 한다"며, 구독 서비스나 헬스장 멤버십과 같은 소액 지출도 모이면 보증금 마련을 어렵게 만드는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난 5년여 동안 일부 지역의 집값이 50~100% 폭등한 반면 평균 소득은 그에 미치지 못한 경제적 불균형도 주택 소유의 꿈을 멀어지게 한 근본적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47년간 예비 주택 구입자들에게 조언을 제공해 온 호주금융브로커협회(FBAA)의 피터 화이트(Peter White) 이사는 "20~30년 전에도 보증금을 모으는 것은 지금만큼 힘들었지만, 현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치솟은 생활비"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의 예비 구입자들이 부모 세대와 같은 지역이 아닌 외곽 지역이나 더 작은 집으로 눈높이를 타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고의 저축 시기는 바로 지금이며, 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간 투잡을 뛰어야 할 수도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임파워 웰스(Empower Wealth)의 벤 킹슬리(Ben Kingsley) 전무이사는 처음부터 완벽한 집(dream home)을 사려는 기대감을 버리고, 작은 집에서 시작해 점차 넓혀가는 '갈아타기(trade up)'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도시에 살고 싶어 할수록 비용이 커져 저축은 더 어려워지지만, 눈높이를 낮추면 필요한 보증금의 규모도 줄어들어 첫걸음을 떼기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연 현대인들에게 지연된 만족감이라는 개념이 남아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면, 당장의 쾌락을 참고 허리띠를 졸라맬(buckle down) 단단한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