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세제 왜곡 논란… 물가 연동 실패로 '진짜' 최고 세율 구간은 27만 9천 달러 분석
정부의 소득세 과세표준(세율 구간)의 인플레이션 자동 연동 실패로 인해 수백만 명의 호주 노동자들이 더 많은 소득세를 납부하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소득 이전에 따른 세부담 가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반영했을 때 호주의 현행 최고 세율 구간은 최소 연 소득 27만 9,000달러부터 적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득세 및 네거티브 기어링(투자 손실 세금 공제) 개편 조치 도입으로 인해 소득세율 구간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상원 조사위원회에 제출된 여러 의견서들은 역대 정부가 브래킷 크리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했음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는 결국 수백만 호주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며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득세를 정부가 추가로 징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과거 2010년의 세 구간과 현재 구간을 비교하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한 격차가 일반 노동자들의 세금 부담을 얼마나 가중시켰는지 명확히 드러난다. 현재 호주의 최고 소득세율은 연 소득 19만 달러 초과자에게 4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물가 상승률과 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여 과세표준을 꾸준히 조정해 왔다면, 45%의 최고 세율이 적용되는 시점은 현재 19만 달러가 아닌 27만 9,664달러가 되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수백만 명의 호주인들이 2010년 기준으로는 가치 면에서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급여를 받으면서도 최고 세율 구간에 진입해 세금 폭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야당 재무 대변인인 팀 윌슨(Tim Wilson) 하원의원은 "매년 정부의 은밀한 인플레이션 세금 징수가 호주 국민들의 가계 경제를 갉아먹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연방 자유·국당 연합이 집권할 경우, 매년 자동으로 세부담을 줄여주는 '세금 환급 보장(Tax Back Guarantee)' 제도를 도입해 이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윌슨 대변인은 "연합의 감세 정책에 따라 호주 국민들은 첫해에 250달러, 둘째 해에 500달러를 돌파해 4년 차에는 최대 1,000달러의 세금 환급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현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늘어난 세수를 재정에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분석에서 2010년을 기준점으로 삼은 이유는 2026-27 회계연도에 적용될 법정 소득세율이 2010-11 회계연도의 구조와 명목상 유사하기 때문이다. 현행 최저 과세 구간은 연 소득 2만 2,868달러부터 4만 5,000달러까지로 15%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거 세제 개편으로 세금 면제 한도가 다소 인상된 덕에 최저 구간은 인플레이션 추세와 비교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2010년부터 물가 연동이 완벽히 적용되었다면 최저 과세 구간은 2만 4,860달러에서 5만 7,487달러가 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진짜 심각한 타격은 중산층 및 고소득층 노동자 구간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소득 달러당 30센트(30%)의 세율이 적용되는 구간은 3만 7,001달러에서 8만 달러 사이이다. 하지만 물가 연동제가 도입되었다면 이 구간은 5만 7,488달러에서 12만 4,295달러로 상향 조정되었어야 한다. 이 경우 대다수의 평범한 호주 노동자들이 최대 30%의 세율만 부담하게 되어 평균 임금 수령자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감세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현재 8만 1달러에서 18만 달러 사이에 적용되는 37% 세율 구간 역시 물가 연동 적용 시 12만 4,296달러에서 27만 9,664달러로 이동했어야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는 2019년 입법 패키지를 통해 37% marginal tax 소득세율 구간을 완전히 폐지하려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앤서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는 2022년 연방 총선 이후 저소득층에게 더 큰 혜택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세제 개편안을 전면 수정했다. 당시 알바니즈 총리는 중산층과 서민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옹호하며, 평균 임금인 7만 3,000달러를 버는 근로자는 기존 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연간 1,500달러 이상의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두 번째 세율을 32.5%에서 30%로 낮춰 13만 5,000달러까지 적용하고, 37% 세율은 13만 5,000달러부터 유지하되 최고 45% 세율이 적용되는 기점은 기존 18만 달러에서 19만 달러로 상향 조정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