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은행 경고… 호주 집값 ‘조정기’ 진입, 시드니·멜버른 최대 8% 하락 전망
그동안 수십 년간 끊임없는 상승세를 이어오며 세계에서 가장 과열된 자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던 호주 주택 시장에 마침내 급격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월가의 금융 공룡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주 부동산 시장의 장기 호황 주기가 심각한 역풍을 맞이했다고 분석하며, 2026년 시드니와 멜버른의 집값이 최대 8%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와 함께 연방 정부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이 투자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주 주택 시장은 21세기 들어 자산 형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투자자들은 다년간의 자본 이득,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을 비롯한 전폭적인 세제 혜택, 그리고 인구 유입에 따른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뿐만 아니라 호주 최대 시중은행인 커먼웰스은행(CBA) 역시 가격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시드니 주택 가격이 6%, 멜버른은 7%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UBS 또한 향후 1년간 전국 주택 가격이 3~5%가량 미끄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출 한도를 축소시킨 고금리 환경과 더불어, 주택 시장의 주요 축이었던 부동산 투자자들의 이탈을 꼽고 있다. 특히 호주 연방 정부가 기존 주택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 제도를 제한하고 기존 50%의 자본이득세(CGT) 할인 혜택을 인플레이션 연동제 및 최소 30%의 세율 적용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투자 매력도가 대폭 감소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적 변화가 투자 대출 급감으로 이어져, 2027년 초에는 주택 신용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 분석했다.
그동안 주택 가격이 임금 상승률을 훨씬 앞지르면서 호주 사회에서는 집을 가진 기성세대와 시장에서 완전히 격리된 젊은 세대 간의 자산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난 집값 하락 신호와 ‘시장 조정(Correction)’이라는 진단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층에게 새로운 국면을 시사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이 맞물려 당분간 하락 압력이 가중되겠지만, 호주 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는 2027년 초부터는 주택 시장이 다시 회복 모멘텀을 찾으며 비교적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