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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0.

대형 회계법인 KPMG 호주, 내부고발자 스캔들로 CEO 전격 사퇴… 호주 교민·재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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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회계·컨설팅 기업이자 이른바 '빅4(Big Four)' 대형 회계법인 중 하나인 KPMG의 호주 법인이 내부고발자 폭로 스캔들로 인해 한순간에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앤드루 예이츠(Andrew Yates) 최고경영자(CEO)와 줄리안 맥퍼슨(Julian McPherson) 전 감사부문 총괄이 전격 사퇴했으며, 에일린 호깃(Eileen Hoggett)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마틴 셰퍼드(Martin Sheppard) 이사회 의장 또한 사퇴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어 호주 정·재계 전반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스캔들은 지난 2024년 5월, KPMG의 전직 감사 디렉터가 회사의 핵심 파트너(임원급)들이 대형 기업들의 감사 계약을 따내기 위해 고객사의 대외비 자료를 무단으로 유용했다는 사실을 정식 고발하면서 시작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호주의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인 렌드리스(Lendlease)의 비공개 이사회 문서를 유출해 웨스트팩(Westpac) 은행과 덱서스(Dexus) 등의 외부 감사권을 낙찰받는 데 악용했다는 의무 위반 혐의다. 또한 맥쿼리 그룹(Macquarie Group) 등 호주 대표 금융사들의 내부 정보 역시 영업 활동에 부당하게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더 큰 문제는 KPMG 지도부가 이러한 심각한 내부 고발을 접하고도 2년 넘게 사실상 은폐해 왔다는 점이다. 고발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 사안을 단순한 '사내 직무 갈등'으로 축소·왜곡했고, 법적 비밀유지 조항과 함구령을 이용해 폭로를 막았으며, 오히려 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추악한 뒷거래는 올해 3월 연방 노동당의 데보라 오닐(Deborah O’Neill) 상원의원이 의회 특권을 활용해 해당 의혹을 전격 폭로하면서 세상에 밝혀졌다. 오닐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업·금융서비스 공동상임위원회는 오는 6월 19일 이와 관련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호주 시사경제지 'Australian Financial Review(AFR)'의 보도를 통해 KPMG가 내부고발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비밀리에 반복적으로 접속해 관련 폭로 문서들을 강제로 추출하고, 이를 CEO를 비롯한 고위 임원들과 공유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KPMG 이사회는 최초 내부 조사와 법무법인을 통한 후속 검증이 모두 정밀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내부고발자와 고객사, 임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현재 회사는 글로벌 윤리 문화 전문 컨설팅 기관인 프린시피아 어드바이저리(Principia Advisory)에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외부 감사를 맡긴 상태다.

호주 대형 회계법인의 이 같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처음이 아니다. 불과 얼마 전인 2023년에도 또 다른 빅4 법인인 PwC 호주 법인이 정부의 다국적 기업 세금 회피 방지법 설계에 참여하던 중, 취득한 정부 기밀 정보를 전 세계 고객사들에게 유출해 전방위적인 세금 회피 컨설팅 영업에 활용했다가 적발되는 초유의 스캔들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PwC는 연방 경찰(AFP)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연방 정부 입찰이 사실상 전면 금지되는 수모를 겪었으며, 결국 multimillion-dollar 규모의 공공 부문 컨설팅 사업부를 단돈 1달러에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사인 어드바이저리(Scyne Advisory)'라는 별도 회사로 분리시키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PwC는 16개월간의 자숙과 내부 지배구조 개편을 거친 끝에 비로소 2025년 8월 연방 정부 입찰 자격을 제한적으로 회복했으나, 여전히 2028년 말까지는 대규모 핵심 정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페널티를 안고 있다. 이러한 PwC의 몰락을 지켜본 호주 재계는 이번 KPMG 스캔들 역시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대대적인 기업 분할이나 공공 계약 퇴출과 같은 강력한 법적·사회적 징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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