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 “이미 다 알고 있다”…주식·코인 소득 추적 강화
호주 국세청(ATO)이 2025~2026 회계연도 종료(6월 30일)를 앞두고 수십만 명의 납세자들에게 암호화폐, 주식, 부동산, 공유경제 소득과 관련한 안내 서한을 발송하면서 세무 신고 누락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무 전문가들은 해당 서한이 실제 ATO가 발송한 공식 통지라며, 올해 세금 신고에서는 투자소득과 부업 수입에 대한 감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ATO로부터 받은 이메일과 우편물을 공개하며 진위 여부를 묻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한에는 납세자가 지난 회계연도 동안 주식 매각, 암호화폐 거래, 부동산 처분 등의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TO는 주식 매도뿐 아니라 증여, 자사주 매입(buyback) 등도 처분 거래로 간주한다고 안내했다.
회계법인 택스 인베스트 어카운팅(Tax Invest Accounting)의 벨린다 라소 대표는 “이번 통지는 사기가 아니라 ATO가 실제로 발송한 공식 서한”이라며 “ATO의 데이터 매칭(Data Matching) 권한이 확대되면서 납세자의 금융 활동을 훨씬 더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호주는 납세자가 직접 소득과 공제를 신고하는 자진신고(Self-Assessment)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라소 대표는 “ATO는 이미 상당수 거래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납세자가 세금 신고서에 이를 정확히 반영하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 처분뿐 아니라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한 소득도 주요 점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유경제 소득에는 에어비앤비(Airbnb)나 스테이즈(Stayz)를 통한 단기 임대 수익이 포함된다. 거주 중인 주택의 일부 공간만 임대했더라도 임대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또한 우버(Uber), 우버이츠(Uber Eats), 도어대시(DoorDash), 에어태스커(Airtasker), 메이블(Mabel), 하이어업(Hireup) 등을 통한 수입 역시 과세 대상이다. 이베이(eBay) 판매 수익이나 페이팔(PayPal)을 통한 일부 거래 수입도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납세자들이 관련 소득과 비용에 대한 기록을 직접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정보는 이후 마이갭(myGov)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모든 자료가 자동으로 세금 신고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득을 신고하는 동시에 해당 소득 창출과 관련된 공제 항목도 함께 반영해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ATO는 올해 세금 신고 시즌에서 누락 소득과 과다 공제 청구를 핵심 단속 분야로 지정했다. 부업, 현금 수입, 투자 수익, 임대소득 등을 빠짐없이 신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직업별·산업별 공제 가이드를 활용하거나 등록된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ATO의 아니타 챌런 부국장은 “소득의 성격과 직업에 따라 적용 가능한 공제가 달라진다”며 “많은 납세자들이 자신이 청구할 수 있는 공제 범위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관련 가이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무업체 H&R 블록(H&R Block)의 세무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마크 채프먼은 “ATO가 올해 개인 납세자의 세무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업무 관련 비용, 임대 부동산 공제, 부업 소득, 신탁 구조, 휴가용 주택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TO는 현재 다양한 제3자 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고 있기 때문에 납세자는 자신의 금융 활동 대부분이 이미 ATO에 노출돼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 신고 기간이 시작된 뒤 준비하는 것보다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에 영수증과 증빙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연방예산안에 포함된 ‘1000호주달러 즉시 세액공제’ 제도를 둘러싼 혼란도 커지고 있다. 일부 납세자들은 이를 ATO로부터 1000호주달러를 현금으로 환급받는 제도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세소득에서 차감되는 공제 방식이다.
채프먼은 “실제 절세 효과는 개인의 세율에 따라 달라지며 상당수 납세자는 수백 달러 수준의 세금 절감 효과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교사, 기술직 종사자, 간호사, 재택근무자처럼 업무 관련 비용이 1000호주달러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실제 비용을 증빙해 기존 방식으로 공제를 신청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적절한 증빙 없이 공제를 신청하거나 업무용과 개인용 지출을 잘못 구분하는 사례, 추가 소득원을 누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대 부동산 비용, 재택근무 경비, 부업 소득 신고 과정에서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채프먼은 “많은 납세자가 세금 신고를 서둘러 제출하거나 자동 입력된 정보만 믿고 검토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한다”며 “ATO는 신고 후 수년이 지나서도 공제 항목에 대한 증빙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기록 관리와 신중한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