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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23.

“전기차 가격 폭락 온다”…호주 세제혜택 종료 앞두고 중고 EV 시장 ‘초특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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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의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가 예고되면서 향후 3~5년 내 중고 전기차(EV) 시장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급증과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전망의 배경에는 2022년 앨버니지(Albanese) 정부가 도입한 ‘전기차 할인 제도(Electric Car Discount)’가 있다. 이 제도는 노베이티드 리스(Novated Lease)를 통해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일부 차량에 대해 프린지 베네핏 세금(Fringe Benefits Tax·FBT)을 면제해주는 정책이다. 노베이티드 리스는 직장인이 차량 구입비와 유지비를 세전 급여에서 직접 납부하는 방식으로, 연간 수천 달러의 소득세와 차량 관련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호주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약 13만3000대의 전기차가 해당 세제 혜택을 활용해 구매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그러나 예상보다 큰 세수 감소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내년부터 해당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투자 및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콧 페이프(Scott Pape)는 최근 “현재 세제 혜택을 활용해 구매한 차량들은 리스 종료 시점에 구매 가격의 절반 수준 가치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부분의 차량이 리스 형태로 판매됐으며 향후 3~5년 내 중고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이라며 “중고차 구매자들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비교 플랫폼 더비프(thebeep.com.au)의 로브 리(Rob Leigh)는 전기차 감가상각이 기존 휘발유 차량보다 훨씬 가파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리스 종료 차량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며 “3~5년 후 출시될 신형 전기차는 현재 모델보다 주행거리와 배터리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판매되는 차량의 가치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도 가격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배터리 수명과 주행거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빅토리아주 중고차 딜러인 제리 캄(Jerry Kam)은 충전 인프라 부족이 여전히 호주 전기차 시장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거리 이동 시 충전 편의성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전기차로 전환했던 일부 운전자들이 다시 내연기관 차량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23년식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차량을 3만2000호주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신차 가격이 일반적으로 7만 호주달러를 웃돌았던 모델로, 불과 2년 만에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이 차량조차 한 달 넘게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캄은 “중고 전기차는 판매가 쉽지 않다”며 “재고를 오래 보유할수록 가격을 더 낮춰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할인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모든 차량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하락하며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전기차가 매우 적합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고 전기차 시장이 반드시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주 최대 자동차 경매업체 중 하나인 픽클스(Pickles)의 브렌던 그린(Brendon Green)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이 오히려 중고 전기차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3월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웹사이트 내 전기차 검색량은 전월 대비 160% 증가했고, 테슬라 모델3 중고 가격은 약 30% 상승해 평균 1만2000호주달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판매 등록 차량의 100%가 낙찰되는 사례도 나타났다”며 중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그린은 리스 계약 종료 차량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유입되기보다는 순차적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 ‘중고 전기차 대란’ 수준의 공급 과잉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호주 소비자들의 전기차 선호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통계인 VFACTS에 따르면 지난 5월 호주에서는 2만1303대의 전기차가 신규 등록돼 전체 신차 판매의 19.9%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테슬라 모델Y는 5605대 판매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호주 자동차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전기차가 월간 판매 순위 정상에 오른 것은 호주 자동차 시장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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