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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6.

호주 근원물가 상승률, 선진국 중 두 번째로 높아…전문가들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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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근원물가 상승률이 선진국 가운데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호주중앙은행(RBA)이 오는 8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데이터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호주의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인 '트림드 평균 물가상승률(Trimmed Mean Inflation)'은 올해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이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로, 호주중앙은행이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선진국 가운데서는 아이슬란드만이 호주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4.0%로, 지난 4월의 4.2%에서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호주중앙은행의 목표 범위인 2~3%를 크게 웃돌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일부 완화된 것은 연방정부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절반으로 인하하면서 자동차 연료 가격이 5월 11.9%, 4월 7.0% 각각 하락한 영향이 컸다.

호주의 전체 물가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일곱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튀르키예, 아르헨티나,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등이 호주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중동 분쟁 이전부터 호주 경제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었으며, 최근 지정학적 갈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는 주택 건설 비용 등 전쟁의 영향을 받는 분야에서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 주요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머스 장관은 단순한 물가 수치 비교는 공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호주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주요 7개국(G7)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용 증가율 역시 G7 국가들을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M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는 지속적인 정부 지출 확대가 호주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의 문제는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지출하려는 유혹"이라며 "이는 경제의 여유 생산 능력을 소진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리버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최근 연방 예산안이 단기적인 물가 압력을 완화하는 데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가장애보험제도(NDIS) 지출 일부가 삭감됐지만 이는 차기 총선 이후에나 적용될 사안"이라며 "단기적으로 정부 지출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지출을 향후 4년간 약 1000억 호주달러 감축해 정부 지출 비중을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연방정부 지출은 GDP 대비 약 27%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높은 상태다.

올리버는 "공공 부문의 GDP 비중을 약 2%포인트 축소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성장 여력을 확보하고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BD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더스 매그너슨은 정부 지출 자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결국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호주중앙은행은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오는 8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최근 세 차례 연속 인상을 통해 3.60%에서 4.35%까지 상승했으며, 평균 약 73만6000호주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경우 월 상환액이 약 342호주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기준 약 4128호주달러의 추가 부담이다.

만약 8월 회의에서 네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평균 대출자의 월 상환액은 추가로 114호주달러 증가해 연간 총 부담액이 5472호주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호주중앙은행은 최근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중간값인 2.5%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이 2028년 중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중앙은행 회의록은 "경제가 여전히 초과 수요 상태에 있으며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근원 물가는 6월 분기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매그너슨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호주 경제에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운송비, 생산비, 유통비 상승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면서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공급 충격 이후 헤드라인 물가가 먼저 상승한 뒤 근원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는 전형적인 패턴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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