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교사가 연애시장 최상위권…정치인·치과의사는 '비호감 직업'으로 꼽혀
호주인들이 연애 상대를 선택할 때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직업으로 의사와 교사가 꼽힌 반면, 정치인과 치과의사는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기업 엘리트 직군이나 정치권 종사자들에 대한 매력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 수집 플랫폼 SOAX가 주요 직업군 2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애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직업은 10점 만점에 평균 8.77점을 기록한 의사였다. 교사는 8.71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부동산 중개인과 기업가는 각각 8.50점으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회계사는 8.40점으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정치인은 7.75점에 그치며 전체 하위 4개 직업군에 포함됐다. 이는 2025년 11월 호주 연방예산안 발표 이후 '정치권 취업'과 '국회의원 되는 법'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이 급증했던 현상과는 상반된 결과다. 특히 치과의사는 7.26점으로 조사 대상 직업군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언론인 역시 7.35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시드니 서리힐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거리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확인됐다. 한 여성은 금융권 종사자, 이른바 '코퍼레이트 브로(corporate bro)' 유형의 직장인과의 연애는 "즉각적인 비호감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요일 밤 시드니 중심업무지구(CBD)의 술집에 모이는 투자은행 및 금융업 종사자들의 분위기 자체가 거부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종사자들 역시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기피 대상이 됐다. 과거 변호사로 일했던 한 남성은 같은 업계 사람과의 연애를 의도적으로 피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조계 업무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바쁜지 직접 경험했다"며 "아이들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오후 5시에는 귀가하는 삶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배우와 인플루언서 등 대중 노출이 많은 직업군도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영국 출신 이민자인 한 여성은 주변으로부터 배우와는 만나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들었다며, 실제로 배우와 교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극적인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파일럿 역시 부정적인 인식을 피하지 못했다. 한 여성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그의 친구는 "파일럿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호주인들이 이상적인 연애 상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배려심과 지적 능력, 그리고 사회적 기여 의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사와 심리치료사는 각각 8.45점을 기록하며 공동 5위에 올랐다. 특히 사람을 돕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한 인터뷰 참가자는 "상대방이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는 "가장 만나고 싶은 직업은 수의사"라고 답했다. 의료계 종사자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한 여성은 "의사는 지적이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직업"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군 중 하나로 꼽았다.
운동선수와 예술가도 매력적인 직업군으로 평가됐다. 한 여성은 운동선수들이 특정한 이미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스타일에 끌린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장인은 예술가들이 "항상 재미있고 식사 자리에서 대화가 뛰어나다"며 호감을 나타냈다.
다만 일부 응답자들의 기준은 훨씬 단순했다. 영국 출신 여성 응답자는 이상적인 연인의 직업 조건을 묻는 질문에 "직업만 있으면 된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필수 서비스 직종도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배달 기사, 소매업 종사자, 엔지니어, IT 관리자 등이 모두 8.30점을 기록했다. 반면 소방관은 8.04점, 건설업 종사자와 경찰관은 각각 7.85점으로 예상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