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의료기관 해킹 비상…환자 의료기록·메디케어 정보까지 유출, 사기 피해 우려
호주의 대형 의료기관 운영사인 파트너드 헬스(Partnered Health)가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환자들의 민감한 의료기록과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일부 환자의 건강정보가 실제로 해커에게 탈취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의료정보를 악용한 신원 도용과 금융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트너드 헬스는 지난 6월 23일 보안 침해 사실을 인지한 이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해커들이 자사 네트워크 내 일부 병·의원에서 환자의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을 무단으로 접근해 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호주 전역에서 GP(General Practitioner·호주의 일반의 진료 시스템) 클리닉과 피부암 전문 클리닉 등 총 57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대형 의료 네트워크다. 현재까지 영향을 받은 환자들에게 개별 통보가 진행되고 있으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계속 조사 중이다.
파트너드 헬스는 호주 연방경찰과 호주 사이버보안센터(ACSC), 외부 사이버보안 전문업체와 협력해 사고 원인과 피해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조사 결과 일부 클리닉에서 개인정보와 건강정보가 실제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영향을 받은 환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인된 곳은 멜버른, 시드니, 캔버라,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 코프스하버 등 16개 클리닉이며, 서호주를 포함한 추가 5개 클리닉도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정보에는 환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 기본 개인정보뿐 아니라 메디케어(Medicare) 번호, 민간 건강보험 정보, 진료기록, 의사 상담 내용, 전문의 의뢰서, 병리검사 결과 등 매우 민감한 의료 문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케어는 호주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의료보험 제도로, 국민과 영주권자의 의료비 지원에 사용되는 핵심 신분 정보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은 의료정보가 일반 개인정보보다 암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로 거래되는 만큼 장기간 악용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파트너드 헬스는 추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스(NSW) 대법원으로부터 긴급 가처분 명령을 받아 해커들이 탈취한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들에게 의료정보를 언급하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이용한 피싱 사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 의료기록 일부를 활용할 경우 일반적인 보이스피싱보다 훨씬 신뢰도를 높여 피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메디케어 정보가 포함된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비스 오스트레일리아(Services Australia)와 협력해 추가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조사가 진행되는 대로 영향을 받은 환자들에게 추가 안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