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없는 호주 가구, 공공 전기차 충전망 구축 비용 부담 전망
알바니즈(Albanese)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새로운 계획에 따라, 전기차(EV)를 소유하지 않은 호주 국민들도 공공 전기차 충전소 구축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전력망(electricity networks) 기업들은 공공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위해 전기차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가구에 연간 최대 1.44달러의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정부 대변인은 "가구당 예상되는 최대 청구 금액은 연간 0.79달러에서 1.44달러 사이이며, 2029년 이전에는 청구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주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는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상업적 이익이 적어 민간 사업자들의 투자가 저조한 지방 외곽 지역이나 교외 골목의 상황이 열악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망 기업들이 직접 개입해 인프라 구축을 도울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제안된 모델에 따르면, 전력망 기업은 충전기 설치에 적합한 부지를 선정하고 설치 준비 작업을 수행한다.
이후 민간 충전 사업자에게 해당 부지의 설치 및 운영 우선권이 주어지지만, 희망하는 기업이 없을 경우 전력망 기업이 최후의 수단(provider of last resort)으로서 직접 운영에 나설 수 있다. 이는 민간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광범위한 에너지 전환 과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충전소 구축 비용의 상당 부분이 규제 대상 자산 기반(regulated asset base)에 편입되면서, 전기차 운전자만이 아닌 모든 전력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게 된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 지원금이 비용의 일부를 상쇄하더라도 일반 가구의 분담은 불가피하다. 지지자들은 탄소 배출량 감축과 화석연료 차량 퇴출 가속화를 통해 전기차 소유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전체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극심한 물가 상승과 생활비 위기를 겪고 있는 대중들에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관련 업계 또한 전력망 기업이 충전소 입지 선정과 시장 형성 과정에서 과도한 통제권을 쥐게 될 수 있다며 시장 경쟁 저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전국 전기 통신 협회(National Electrical and Communications Association)의 마크 스테드푸(Mark Stedfu)는 호주 금융 리뷰(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충전기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은 다름 아닌 더 큰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전력망 기업들 자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넥사 어드바이저리(Nexa Advisory) 역시 실질적인 운영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스테파니 바시르(Stephanie Bashir) 최고경영자(CEO)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모델 자체는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실질적인 시장 경쟁 보호 여부는 세부 구현 사항에 달려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녀는 "현재 제안된 규정 변경안은 전력망 기업들에게 지나친 재량권을 허용하고 있어 경쟁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제안이 실행될 경우 최대 1만 4,000개의 충전기가 추가로 설치되어 호주 내 기존 충전 네트워크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