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매니저, 신흥국 자산 처분 가속…자본유출 1조 달러 육박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 규모가 1조 달러에 육박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은행 NN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한 조사에서, 지난 7월 말까지 13개월 동안 19개 신흥국에서의 순자본유출 규모는 9,40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개 분기 동안 순유출된 4,800억 달러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급격한 자본유출로 인해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 → 수입 수요 감소 → 총수요 둔화라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내수 감소가 맞물리며 신흥국 수요 붕괴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베른트 베르크 전략가는 “신흥국 통화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글로벌 성장률 정체는 신흥국 급격한 둔화가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신흥국 자산을 재빨리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조사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 비중 축소를 권고한 펀드매니저는 32%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주식 매도 권고가 30%로 가장 높았다.
펀드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은 5.2%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5.5%)과 비슷한 수준이다. BoA의 마이클 하트넷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며, “중국과 신흥국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펀드매니저들은 미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