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4월 실업률 4.5%로 상승… 2021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
호주의 4월 실업률이 4.5%로 치솟으며 2021년 11월 멜버른과 시드니 록다운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목요일 발표된 최신 호주통계청(ABS) 월간 고용 데이터에 따르면, 실업률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취업자 수는 3만 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실업률은 4.6%로 제자리를 유지했지만, 여성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한 4.4%를 기록하며 전체 고용 하락을 주도했다.
글로벌 X ETF(Global X ETFs)의 마크 조컴(Marc Jocum) 전략가는 이번 고용 지표가 매우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주의 노동 시장이 견고한 요새에서 점차 경제적 악재에 의해 깎여나가는 모래성처럼 변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의 불확실성으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 변화가 기업의 신뢰도와 채용, 투자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앙은행(RBA)이 다가오는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호주 재무장관은 이번 지표와 관련해 호주 중앙은행(RBA)에 금리 정책에 대한 조언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겠지만, 중앙은행이 고용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업률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으며, 오늘 그 결과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노동조합평의회(ACTU)는 이번 실업률 상승의 외부적 요인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와 이란발 석유 충격을 지목하며, 다음 달 RBA가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CTU의 리암 오브라이언(Liam O’Brien) 사무차장은 여성 일자리 감소에 특히 우려를 표하며 "RBA는 금리 결정 시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완전 고용'이라는 또 다른 핵심 목표를 반드시 고려하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노동 시장의 둔화가 복합적인 경제 침체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호주(Oxford Economics Australia)의 해리 맥컬리(Harry McAuley)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 상승은 지정학적 위기뿐만 아니라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내수 소비 둔화 및 기업 환경 악화가 반영된 결과"라며, 실업률이 2027년 말 4.8%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BDO의 안데르스 마그누손(Anders Magnusson)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수치가 그간의 금리 인상이 경제 수요를 둔화시키는 데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RBA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도, "전체 취업자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총 근로 시간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노동 시장이 지표만큼 빠르게 냉각되지 않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4월의 급격한 실업률 상승이 6월 RBA의 기준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아비지트 수리야(Abhijit Sury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가속화될 조짐을 보인다면, 올 3분기에 한 차례 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