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비자 초과 체류’ 단속 강화 논란…“가정폭력 피해자 더 위험해질 수 있다”
호주 정부와 야당이 비자 기간을 넘겨 체류하는 ‘오버스테이어(overstayer)’ 단속 강화를 추진하면서, 가정폭력 피해 이민자들이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비자 상태를 협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강경한 단속이 피해자보다 가해자에게 더 큰 통제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피해자는 배우자나 파트너가 비자 신청과 여권, 내무부와의 연락을 통제하면서 자신의 체류 상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가해자가 비자 신청을 미루거나 만료 사실을 숨긴 뒤 “신고하겠다”, “추방시키겠다”고 협박해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자 초과 체류자에 대한 구금·단속이 강화되면, 고의적인 불법 체류자가 아닌 가정폭력 피해자까지 구금이나 추방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호주에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정폭력 조항(Family Violence Provisions)’이 있지만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특히 가해자가 애초에 비자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절차를 통제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보호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지원단체들은 가정폭력 피해 임시비자 소지자가 가해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일정 기간 합법적으로 체류하며 일하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임시비자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불법 체류 단속 자체보다, 이민제도가 가정폭력 피해자와 고의적인 비자 위반자를 어떻게 구분하고 보호할 것인지에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 강화와 함께 피해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